지난 26일이 정월대보름이였다.
매년 오곡 찰밥에 각종 나물, 그리고 부럼을 먹었는데, 결혼 후 직접 하질 못하니... 먹지 못한지 벌써 2년 째이다.
먹고싶은 나물이 있어 엄마한테 부탁했는데, 서로 잊어버려서 먹지 못하고 지나갔다.
정월대보름하면 친할머니를 따라서 가기 싫지만 혼나지 않기 위해 어두운 산을 뚫고 간게 기억에 선하다.
말을 보면서 빌었던 소원은 다이어트에 성공하게 해주세요, 성적이 오를 수 있게 해주세요 등등 정말 이루어지기 힘든 것들이였다.
교회를 다녔지만, 할머니의 불호령은 무서웠다. 하나님께도 기도하지 않는 것을 달에게 빌다니.....
지금은 달에게도 주님께도 다이어트와 성적을 바라고 기도하지는 않는다.
약간의 발전이 있다.
정월대보름인 금요일 저녁 우리는 오겹살을 먹었다.
저녁 메뉴는 항상 고민이다. 뭘 먹어야 할지...!!
신랑이랑 저녁메뉴를 고민하던 와중 정육점 문자가 날라와 오겹살로 정하게 되었다.
이 날 정육점에가서 오겹살 한근 주세요가 나의 첫 마디였다.
목소리를 듣고 나도 몰라고 정육점 사장님도 깜놀했다...!!
고기는 신랑이 항상 구워준다.
나는 불 조절 하는게 가장 힘들다. 며칠 전에 돈가스를 튀기는걸 신랑이 보고 경악을 했다.
나도 경악을 했다. 어쩜 그렇게 ........!!
식사 전에 어머님께 식사랑 오늘 정월대보름인데 뭐 드셨는지 안부 전화를 부탁했다.
내가 할수도 있지만, 목소리가 돌아오지를 않아서.. 할 수 없었다.
생일날 어머님께 받은 꽃을 며칠 잘 말렸다. 색이 너무 이쁘게 나와서 흐뭇하다.
꽃과 친하지 않은 내가 이 정도의 색이 나오게 꽃을 말리다니, 장족의 발전이다.
친구가 말려서 준 부케와 함께 두었다.
안에 전등이 있는 아주 이쁜 친구인데, 껏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나보다... 건전지가 다 되어서 갈아야 하는데,
돔이 열려서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신랑한테 부탁해야겠다.
꽃 선물을 받고, 물을 갈아주고, 말리고, 다시 정리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재미 있다.
신랑한테도 보내줬다. 이렇게 잘말려서 이쁘지 않냐고~
신랑이 오~ 이쁘네 라고 답을 줬다.
신랑이 준 꽃은 TV옆에 사진이랑 같이 두었다.
TV 탁상이 액자와 꽃을 같이 두니 안그래도 작아보였는데, 더 작아진 느낌이다.
큰걸로 바꺼야 겠다.
토요일 오후에 급하게 카페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바다근처도 아닌데 달이 반사되면서 떠올랐다.
요즘 달 사진을 그렇게 많이 찍는다. 이유 없이, 이유 모르게.
초승달,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 달의 변화가 신기한 나이도 아닌데...
나는 초승달이랑 보름달이 제일 좋다.
초승달은 손톱이 조금 자란 모양이라 귀엽고, 보름달은 꽉차있는게 안정적이다.
애기 달이랑 아빠달같은 느낌이다.
달의 변화를 보면, 우리가 늙어가는 모습 같다. 신생아부터 청소년, 중장년, 노년기 까지.
변화는 시기는 매우 다르지만,, 그런 느낌이 든다.
지금 나의 달은 상현달에서 보름달로 꽉찬 달이 되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트레이닝복에 운동화, 그위에 코드를 걸쳤다.
요즘 유행하는 옷이란다.... 유행을 따라가기 힘든데... 따라해보았다.
뭐랄까, 코트에 트레이닝 복....
음.... 굉장히 편하다. 엄청말이다.
나는 여기에 목이 안좋아서 스카프까지..!!
남들이 보기에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굉장히 편했고, 따뜻했다.
다음 날 신랑한테 보여줬더니 신랑이 기겁을 하며 안된다고 옷 갈아 입으라고하면서 외투를 직접 골라주었다.
신랑 앞에서는 안입겠지만, 종종 입고 나가야겠다. 너무 편하다.
신랑이랑 온전하게 24시간을 함께 보내는 일요일이다.
내가 일주일 중에 제일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시간이다. 신랑이랑 함께있으면 모든게 행복하고 즐겁다.
(신랑이 너무 좋다. )
지난 일요일에 신랑이랑 온전히 집에서만 쉬었다고 신랑이 함께 나가자고 제안을 했고, 나는 괜찮다 거절했다.
그러나, 신랑이 거절할 수 없는 이야기를 했다.
김부각이랑 여보 마실 차 사러 가자~ 냉큼 옷을 입었다.
토요일 오후 급하게 나가서 급하게 사온 김부각은 다먹었다.
일요일 오후 김부각을 먹는 내 모습을 보고 신랑이 김부각이 그렇게 좋냐고 물으며 또 사러가자고 했다.
일요일은 영업시간이 길지 않아서 미리 전화를 해서 김부각이 있는지 물었고 우린 바로 나갔다.
김부각 두개, 피칸초콜릿 한개를 골랐는데, 현재 초콜릿을 먹으면 안되는 시기라 포기하고 말차라떼로 변경했다.
말차라떼에는 말차크림이 따로 올려주신다. 이 크림이 정말 맛있다.
요 크림만 따로 먹고싶을 정도이다.
정말 행복한 일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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