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아 뭐해?/일기장📸

나은이의 일상생활 9

나은이 2021. 2. 18. 22:59
728x90

 처음 꽃다발을 받은 게 언제였을까??

 

 결혼을 하고 꽃이 좋아졌다. 

왜 인지 모르겠지만, 정확하게 결혼을 한 후 꽃이 좋고, 선물 받고 싶고 집에 두고 싶은 마음이 매우 많이 생겼다. 

 

 결혼 전에는 식물을 집에서 키운다? 상상을 못했고, 생각만 해도 아우... 그거 언제 치워?라는 게 앞선 마음이었다. 

 

성년의 날 부모님께 받았던 꽃바구니, 친구들한테 받았던 꽃 다발, 학부에서 나눠주던 꽃송이... 

초, 중, 고, 대학교 졸업하던 날 받았던 꽃다발까지..

 받은 순간에는 정말 좋았지만, 뭐랄까... 내가 어떻게 이걸..??

 

 나한테 오늘 꽃과 화분 등은 모두 죽었다. 

이유 모르게 죽었다. 그래서 받는 즉시 나에겐 고마워~ 와 함께 엄마 드려야지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나와 다르게 엄마는 꽃, 화분 등의 식물을 매우 좋아하시고, 잘 키우신다. 

지금도 집에 가면 못 보던 화분들이 늘어나 있고, 심지어는 대학교 때 만들었던 화분이 아직도 크고 있다. 

 

 중학교 때 학원에서 국어 선생님이 그러셨다. 

식물한테 이쁜 말을 하면 잘 큰다고. 나는 굳게 믿었다. 하루하루 이쁜 말을 계속해줬다. 

그 아이는 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일찍 죽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쁜 말에 하루하루 이쁜 시선으로 봐주고... 

그 뒤로 더욱더 싫어졌다. 꽃과 식물은 나한테 오는 즉시 죽는구나 나는 이제 다신 안 키우고 안 산다. 

 

 그런 내가 결혼 후 꽃 선물이 너무너무 좋고, 내가 심지어 사는 경우도 있었다. 

집에 꽃을 두니 뭔가 환해지고 밝아지고 향기도 좋고 전부 좋았다. 

물 갈아주는 시기도 꼼꼼하게 물어보고 맞춰서 갈아주고, 줄기 부분 자르고, 내가 꽃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 게 정말 신기하다.

 

 

 20년 5월인가? 7월인가?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날 되게 푸르르고 에어컨을 킨 기억이 난다. 

대학교 후배가 집에 오면서 빈손으로 오기 뭐하고, 식상한 휴지 말고 언니한테 미션을 줄게~ 하며 건네었다. 

 

 컥,,,, 화분은 아직 겁나는데... 신랑한테 열심히 키워 달라고 간절하게 말해놓을게! 를 연신 말했다. 

그날 저녁 여보 이거 받은 건데 잘 키워주세요~~라고 말하고 잊고 있었다. 

 

티브이 앞에 두고 물을 줘야지 하면서도 안 줬다. 신랑은 여보가 받은 거고 여보가 이번에 잘 키워봐~ 하며 나한테 떠밀었다...

 

 선물 받고 3개월 만에 물을 주었다... 첫 번째 쪼글쪼글... 그때 피해를 봤나 보다...

뒤에 있는 아이는 물을 안 줘도 조금씩 자라던데... 왜 쪼그마하 아이만 이러는지... 슬프네..

 

그 뒤로 아이들을 한 번씩 만져보면서 꼬박꼬박 물을 준다. 

 

티브이 앞에 있던 아이는 좀 더 좋은 자리인 컴퓨터 옆으로 옮겨놓았다. 

 

 설 연휴에 막냇동생 클렌징 사는데 따라가서 추로스 하나를 얻었다. 

예전에는 이거 먹기 위해서 일부러 올리브영에 들렸는데, 지금은 어쩌다 한 번씩 산다. 

가격도 싼데 맛이 정말 정말 최고다!! 두툼하고 달달하고 바삭하고 정말 내 입에 짱이다!

 

 당 떨어지는 날 올리브영으로 달려가 하나 구매 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면 정말 세상 행복해진다. 

(먹는 거 하나에 세상 행복을 느끼는 아주... 단순한 아이이다.)

 

 우리 집 과자 창고이다. 

원래 바닥에 있었는데, 설 연휴 때문에 빨래가 많아서 거실에 온통 빨래라... 의자 위로 올려놓았다. 

홈런볼이랑 칸쵸는 또 다른 공간에 있다. 

 

 과자를 아주 좋아한다. 

어린 시절 엄마는 나한테 과자를 사주지 않았다. 무슨 과자가 있는지 몰라 사달라고 떼쓴 적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인가..? 밖에 나가기만 하면 1~2개는 꼭 사 온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언제는 사 와도 부모님, 막냇동생이 먹었는데.. 이제는 먹을 사람이 없다. 신랑은 군것질을 잘 안 한다. 

 

  저렇게 많은 과자가 내 뱃속에 있는 아이는 별로 없다. 

꽈배기 과자랑 봉지에 있는 초콜릿 과자, 그리고 쿠쿠다스, 그것도 많이가 아니라 그냥 몇 개씩 집어 먹는 거 말고 없다. 

봉지 과자는... 뜯으면 반나절이 지나도 먹질 못한다. 

 

정확하게 나는 과자를 사는 걸 좋아한다. 

 

 생일이 일주일 지났다. 

신랑 친구가 놀러 왔다가 마스크 줄을 놓고 가서 찾으러 오면서 케이크를 사왔다. 

 

 작년 생일 때에도 케익을 선물 해준 친구이다. 

올해는 늦었지만, 작년에도 챙겼으니 챙긴다며 술에 취해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며 고구마케이크을 내밀었다. 

 

 아주 좋은 케익 선정이다. 파리바게트에서 제일 좋아하는 케이크이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큰 사이즈다. 

아마 일주일 후에.... 열심히 먹어야겠다!! 

 

 신랑 친구들이랑 놀면 재미있다.

장난기도 많지만, 내가 불편하지 않을 정도이고 유쾌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내편이 되어준다. 

 

 만나서 항상 내가 이랬다. 너무 속상하다. 하면 신랑을 혼내준다. 

장난인 거 뻔히 알고 진실이 아니란 걸 잘 알지만, 그 순간 정말 내편인 거처럼 열심히 나를 보호해준다. 

 

그래서인가... 신랑 친구들이 매우 편하고 좋다. 

 

 

 

 

728x90